오늘 하루 종일 방울토마토를 먹었어요. 아침부터 시작된 이 작은 모험은 사실 큰 계획은 없었는데, 냉장고를 열자마자 방울토마토들이 눈에 띄더라고요. 원래 과일이나 채소를 좋아하는 편이라, 그냥 한두 개 집어먹었죠. 근데 신기하게도 멈출 수가 없었어요. 작은 크기와 새콤달콤한 맛에 어느새 손이 계속 가는 거예요.
보통 아침은 가볍게 해결하는 편이긴 하지만, 오늘은 그 '가벼움'이 방울토마토 한 통으로 이어질 줄은 몰랐어요. 씻어서 물기를 털어내고 한 입 베어 물면, 그 특유의 탱글탱글한 식감이 입 안을 가득 채워요. 토마토에서 나오는 즙이 정말 상쾌하더라고요. 마치 여름 한가운데 있는 기분이었어요. 이대로 아침을 끝낼까 싶었지만, 이상하게도 방울토마토가 주는 그 신선함에 만족해서 다른 음식은 생각나지 않았어요.
점심 때가 되어서야 배가 슬슬 고프기 시작했어요. 그렇다고 방울토마토를 또 먹을까 말까 고민하다가, "한 번 시작한 김에 끝까지 가보자"는 생각이 들더라고요. 결국 또 방울토마토를 집어 들었어요. 이번엔 올리브 오일을 살짝 뿌리고 소금을 조금 뿌려서 먹었어요. 그 조합이 정말 신기하게도 간단하지만 맛의 깊이가 더해졌어요. 평소에는 잘 안 먹던 조합이었는데, 오늘따라 이게 완벽하게 맞아떨어지더라고요. 왜 이렇게 방울토마토에 집착하는지 스스로도 궁금해질 정도였어요.
오후가 되자 슬슬 배도 부르고, 뭐 다른 걸 먹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긴 했어요. 하지만 이상하게도 여전히 방울토마토 생각이 나는 거예요. 간식으로도 괜찮을 것 같아서, 이번엔 요거트에 곁들여서 먹어봤어요. 처음엔 이게 어울릴까 했는데, 새콤한 맛이 요거트와 은근히 잘 어울리더라고요. 요거트의 부드러움과 방울토마토의 탱글함이 의외로 조화를 이루는 순간이었어요. 먹으면서도 스스로 좀 웃기기도 했어요. 토마토로 하루를 보낼 줄이야.
저녁이 다가올 무렵, 이제는 그만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. 하지만 또 냉장고 앞에서 방울토마토를 바라보고 있는 저를 발견했어요. 이쯤 되니 조금 질리지 않을까 했는데, 왠지 여전히 신선하고 매력적이었어요. 이번엔 좀 색다르게 먹어볼까 해서, 토마토를 반으로 잘라서 모차렐라 치즈랑 같이 먹었어요. 진짜 제대로 된 카프레제 샐러드 느낌이 나더라고요. 소금과 후추를 살짝 뿌려서 먹었는데, 이 조합이 정말 끝내줬어요. 뭐랄까, 이날 하루 동안의 방울토마토 여정이 이 순간을 위해 준비된 것 같았어요.
결국 하루 종일 방울토마토만 먹은 셈이네요. 이상하게도 배도 부르고, 속도 편안했어요. 물론, 다른 음식도 먹었으면 좋았겠지만, 오늘은 방울토마토의 날이라고 생각하기로 했어요. 작은 과일 같은 채소가 하루를 이렇게 차분하고 만족스럽게 만들어 줄 줄은 몰랐어요.